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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급속충전 인프라 운영 사업자(CPO) 채비가 하반기 증시 상장을 목표로 상장예비심사(예심) 신청 준비에 돌입했다. 업계 1호 상장에 도전하는 만큼 투자자 관심을 끌 공모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각종 대내외 변수 속에서 기업공개(IPO)를 완주할 수 있을지 시장 관심이 쏠린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채비는 다음달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상장 예심 신청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신청서 작성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심사에 45영업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심사 결과는 하반기 초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 공동주관사는 삼성·대신·하나증권이다.


지난 2016년 설립된 채비는 전기차 CPO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급속충전 민간 분야 1위 사업자(5700면 이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2년(2023~2024년) CPO 중 유일하게 연속 1800면이 넘는 인프라를 구축한 덕분이다. 환경부 급속 충전기도 4773대(27일 기준)로 가장 많다.


그간 국내 전기차 CPO들은 충전기 보유 대수를 늘리는 데 집중해왔다. 실수요와 거리가 먼 지역에 충전기를 설치해도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보조금을 노린 ‘좀비 CPO’가 등장한 배경이었다. 이에 국내 전기차 충전기 대수는 늘었어도 전기차 이용자들의 불편함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다.


채비는 자체 개발한 부지평가 시스템을 통해 이용자들의 이동 패턴·충전 수요를 분석, 설치 적재적소를 찾았다. 또 정부·공공기관과 협력해 주요 랜드마크와 관공서 등 접근성이 높은 공공 부지에 충전소를 구축했다. 그 결과 급속충전기 업계 평균(10%) 대비 높은 가동률(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계약을 맺어 충전소 위치 변경도 제한적이다.


요지 선점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3년 채비 매출은 780억원으로 2022년(536억원) 대비 45.4% 상승했다. SK일렉링크·이브이시스(롯데)를 비롯한 대기업 계열사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 영업 손실은 138억원에서 188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했지만 향후 고정비 절감 등 조치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덕분에 시장에서도 채비를 올 하반기 IPO 기대주로 꼽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3년 스틱인베스트먼트·KB자산운용으로부터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당시 포스트 밸류는 4600억원이었다. 꾸준하게 실적·사업 성장을 이룬 만큼 몸값이 1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기대만큼 우려도 적지 않다. 전기자동차 판매 저하와 2차전지 캐즘(Chasm·일시적 수요둔화) 장기화 때문이다. 향후 채비 실적도 악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2021년 10만대에서 2022년 16만4000대로 급상승했다. 그러나 2023년과 2024년 각각 16만2000대, 14만7000대로 내림세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승용차 판매 대수는 2023년 11만5817대에서 지난해 12만2528대로 오히려 상승했다. 승합·화물은 2만2586대 줄었다. 승용차 대비 충전 빈도는 높지만, 충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게 판매 부진 배경으로 지목된다. 인프라만 구축된다면 승합·화물 차종도 반등할 수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도 CPO 영역은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에 따라 시장 규모가 확장되는 구조다. 신차 판매 속도가 둔화하더라도 안정적인 현금 창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게다가 전기차 충전 수요는 완속에서 급속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말 국내 급속충전 차충비(충전기 1대당 충전 차량 수)는 14.8대다. 완속(1.7대)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30년 급속충전 차충비는 29대 1로 지금보다 더 나빠진다. 채비뿐 아니라 전반적인 급속충전 CPO들의 매출 규모 자체가 커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여기에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도 2023년 50만대에서 지난해 71만대를 돌파했다. 향후 수요 회복에 따른 수혜도 기댈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채비는 급속충전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고 전기차 보급 확대라는 장기 성장 동력을 등에 업고 있어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정부의 전기차 인프라 확충 정책과 맞물려 적재적소에 배치된 충전소와 높은 가동률은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기사 원문 : https://www.newstof.com/news/articleView.html?idxno=27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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