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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충전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나라의 주거 환경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전체 가구의 60%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특성상 미국이나 유럽처럼 개별 충전기 설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서 완속충전으로는 충전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더 이상 완속충전은 답이 될 수 없다”라고 말하는 최영훈 채비 대표는 급속충전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급속충전기 운영사인 채비를 이끌고 있는 최 대표를 만나 급변하는 충전 시장의 향방과 채비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채비가 설립 이후 국내 급속충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채비는 2016년 설립 직후부터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했습니다. 2017년 테슬라, 르노, BMW의 파트너사로 선정된 이래, 2019년에는 현대차의 하이차저·E-pit 개발과 충전인프라 운영을 맡았으며, 포르쉐코리아의 전담 파트너사로도 선정됐습니다. 이러한 협업을 통해 채비는 급속충전에 필수적인 고전력 제어 기술과 차량 통신 기술을 확보했으며 충전기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신뢰성을 확보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또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환경부 공용급속충전기 사업의 약 3분의 2를 수주해 4700여기의 충전기를 공급했으며, PLC(전력선 통신) 기능을 모든 초급속·급속 충전기에 선제적으로 탑재해 단 한 건의 화재 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안전성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1년 CPO 사업 진출 이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는데, 현재 운영 현황과 성과는.


“채비는 충전기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2021년부터 CPO(충전운영사업자) 사업에 뛰어들어 국내 1위 급속충전 운영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 자체 운영 충전기 5700여기와 환경부 충전기를 포함해 총 1만여기 이상의 급속충전 인프라를 관리하고 있으며, 특히 1.5%라는 업계 최저 수준의 고장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북미 평균 20%대의 고장률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우수한 수치입니다. 또한 데이터 기반의 부지 평가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충전소 설치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업계 최초로 예방 진단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충전기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 시장이 완속에서 급속으로 전환되는 배경은.


“현재 전체 충전기 중 15% 미만을 차지하는 급속충전기 비중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한국의 독특한 주거 환경과 기술 발전 양상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통계청 기준 전체 가구의 약 60%가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개별 충전기 설치가 어렵습니다. 도심 공간의 한계로 인한 부지 확보의 어려움까지 고려하면, 효율적인 급속충전 인프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특히 AI와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대용량 배터리 채택 증가는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완속충전은 낮은 기술적 난도와 저렴한 단가로 초기 시장을 주도했으나, 늘어나는 배터리 용량으로 인한 충전 시간 문제로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예상됩니다. 반면 급속충전은 한 시간 이내 충전이 가능하고, 완속 대비 50~60% 높은 충전 요금과 빠른 회전율로 수익성도 뛰어납니다.”


▶급속충전 시장으로의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시장의 특성과 진입장벽은.


“주요 장벽으로는 프리미엄 부지 확보의 어려움, 기술적 신뢰성 확보, 그리고 수직계열화된 사업 역량 등이 있습니다. 특히 부지 확보가 가장 큰 과제입니다. 접근성 높은 도심 내 상업시설이나 주요 거점은 장기 임대차 계약이 필요하고, 대규모 전기 인프라 공사에 1년 이상의 시간과 수억원 단위의 초기 비용이 듭니다. 서울대공원 같은 핵심 랜드마크나 주요 관공서는 10~15년간 독점 계약이 이뤄지는데, 이미 대부분이 선도 기업들에 의해 선점된 상태입니다. 신규 상권에서도 기존 사업자들의 운영 실적과 레퍼런스로 인해 신규 진입자들이 계약을 따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한 급속충전기는 완속충전기와는 차원이 다른 기술력과 운영 신뢰성이 요구됩니다. 고전력을 안정적으로 제어하고 차량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복잡한 시스템이기 때문이죠. 특히 PLC 기능을 통한 실시간 배터리 상태 모니터링, 충전 전압과 전류의 정밀 제어 등 고도화된 기술력이 필수적입니다. 또 이러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년간의 실제 운영 경험과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데, 이는 자금력만으로는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운 진입장벽입니다.


무엇보다 제조부터 설치, 운영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된 사업 구조가 핵심입니다. 채비는 충전기 제조부터 부지 개발, 설치 공사, 유지보수, 그리고 충전소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내재화해 효율성과 수익성을 확보했는데, 이러한 구조를 새로 구축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앞으로 CPO 시장은 어떻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는지.


“CPO 사업은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됩니다. 특히 24시간 운영되는 자율주행 택시와 물류 서비스의 상용화는 급속충전 인프라에 대한 수요를 크게 증가시킬 것입니다.


또한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모델입니다. 일반적인 제조업이 경기 변동이나 수주 실적에 따라 등락을 보이는 것과 달리, CPO 시장은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가 증가할수록 누적적으로 확장됩니다. 현재 정부 발표대로라면 급속기준 차량 대 충전기 비율은 2030년 기준 29:1 수준으로 부족해질 전망이어서, 최근 변압기와 유사한 성장세를 보일 것입니다.


아울러 시장은 소수의 검증된 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과점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3년간 약 500개의 충전 사업자들이 시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대부분이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핵심 거점 선점과 규모의 경제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인프라 산업의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어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차라리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많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부가 CPO들에 아무리 보조금을 많이 줘서 충전기를 많이 구축한다고 하더라도 그 순간부터 적자인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채비는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서 충분히 버틸 수 있지만, 경쟁사들은 대부분 올해도 아마 충전기를 본격적으로 설치를 안 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전기차가 일단 많이 보급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 현황은.


“채비는 국내에서 검증된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별 시장 특성과 규제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NRTL 인증을 획득한 400kW 초급속 충전기의 개발 및 상용화를 완료했고 NACS(북미 충전 표준) 호환성을 확보했습니다. 글로벌 4위 완성차그룹 스텔란티스의 모빌리티 브랜드(Free2Move)에도 충전기를 수출하며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습니다. 또 인도네시아 INDIKA그룹의 충전 브랜드 INVI와의 협력을 통해 동남아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으며, 일본은 CHAdeMO 표준에 최적화된 제품을, 인도는 현지 기후와 전력 환경에 특화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은.


“앞으로도 채비는 연간 1000면 이상의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며 초급속 충전기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한 복합 충전 문화공간인 채비스테이를 비롯한 다양한 유형의 급속 충전소를 개발 및 보급해 유저들이 가장 필요로 하고 접근하기 좋은 급속충전소를 선보임으로써 새로운 충전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아울러 상장 준비도 차질없이 진행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적으로도 급속 충전사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He is...


▲성균관대학교 경영학부 졸업(2012) ▲제54회 사법시험 합격(2012) ▲제30회 법원행정고등고시 합격(2012) ▲법무법인(유한) 광장 변호사(2016~2022) ▲채비 전무이사(2022~2023) ▲채비 대표이사(2023~)



 * 기사 원문 :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5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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